반응형 주방11 [산티아고 순례길] 포르투갈 길 6일차 Sao Caetano에서 토마르(Tomar)까지 최악의 알베르게를 떠나며 밤새 벌레들이 바닥을 갉아먹는 소리를 들으며 잤다. 정말이지 최악의 알베르게였다. 아침식사로 나온 빵과 커피 또한 별로였다. 이런 날도 있는 거지 하고 그냥 넘기고 다시 산티아고로 가는 발걸음을 시작했다. 아침 7시 30분쯤 출발했는데 안개가 낀 모습이다. 애드는 조금 늦게 출발한다고 해서 칼리와 스테파니아와 같이 다음 마을로 향했다. 우리는 아침에 안개가 낀다면 그날의 날씨는 좋을 것이다라는 말을 하면서 출발했지만.. 그 말을 하고 10분이나 지났을까? 바로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역시 11월의 날씨였다. 마땅히 비를 피할 곳이 없었던 우리는 옥수수밭으로 피신해 잠시나마 비를 덜 맞을 수 있었다. 만약 지나가는 누군가가 셋이서 빽빽한 옥수수나무(?) 아래서 비를 피하고 있는.. 2024. 2. 14. [산티아고 순례길] 포르투갈길 2일차 Alverca do Ribateho에서 Vila Franca de Xira까지 11월의 포르투갈 길은 비와 진흙이 많다 포르투갈 길 초반, 파티마 가는 길과 산티아고 가는 길은 같다. 토마르까지 크게 신경 안 쓰고 가도 된다. 이때만 해도 몰랐다. 앞으로 이런 길이 계속 이어질 줄은.. 나중에는 그냥 체념하며 걷는다. 전 날, 무리하며 걸었던 탓에 발에 벌써 물집이 박히기 시작했다. 그래서 바람이 불어 조금 쌀쌀한 날씨여도 자주 벤치에 앉아 쉬어가야만 했다. 맑았다가 흐렸다가 하는 날씨가 계속된다. 유럽의 날씨는 예측하기가 힘들다. 사실 이곳, vila Franca de Xira에 머물 생각은 전혀 없었다. 상대적으로 짧은 거리이기도 하고, 날씨가 괜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에 생긴 물집이 걸으면 걸을수록 심해졌다. 벤치에서 20분 이상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더 가는 게 맞을까.. 2024. 1. 21. [1월에 걷는 산티아고 순례길] 28일차 Vilalba에서 Baamonde까지 아침부터 비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왔다. 비가 오면 걷지 않고 점프 뛰어야지 했는데 난 또 그냥 걸었다. 왜 자꾸 걷고 싶은 걸까. 오늘 걸었던 나에게 한마디를 해주고 싶다. 제발 그런 짓 하지 마... 비 오면 제발 멈춰.... 택시나 기차를 타... 비을 맞으며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쁜 풍경은 놓치기 힘들었다. 다리 위를 걷는 상황이 많았는데 나는 다리 위에서 보는 풍경이 좋다. 낚시도 하고 싶다. 비는 그칠 생각이 없다. 길은 역시나 비가 오는 바람에 촉촉하다 못해 찐득하게 변해 있었다. 날씨가 안 좋아서 그렇지 길은 참 이쁘다. 이 구간도 점프를 뛰기에는 아까운 곳이다. 꼭 걷기를 추천한다. 휴식과 다른 순례자들 신발이 다 젖을 무렵, 바는 다 닫혀있었고 바지도 젖어서 무거워지고 있었다. 선택지는.. 2024. 1. 12. [1월에 걷는 산티아고 순례길] 북쪽길 25일차 Ribadeo에서 Lourenza까지 갈리시아 지방에 도착 북쪽길 Ribadeo부터는 갈리시아로 들어오게 된다. 산티아고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소리다. 그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까미노 표지석이 이제 많이 나타나고 있었다. 188km 남았다. 200이 깨지다니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걷다 보니 이제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 마무리 잘해야지. 쉴 곳이 없었다 가는 길은 조용하니 걷기 좋았다. 겨울에 걷는 순례길의 장점은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저 멀리 리바데오가 보인다. 아침에 외롭게 놓여있는 의자가 카메라를 꺼내게 만들었다. 날씨도 맑아서 걸으면서 기분이 좋았다. 이것이 까미노가 주는 즐거움이다. 자연 속에서 걷는 기분은 세상을 다 가진 기분과 같다. 이래서 내가 까미노를 끊지 못한다. 오늘 이러한 풍경과 날씨가.. 2024. 1. 9. 이전 1 2 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