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안 온다며..
오늘 비 안 온다고 했는데 아침 8시쯤 밖에 나가보니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 정도면 맞고 갈만하지 하고 길을 나섰는데... 이럴 수가 가면 갈수록 비가 많이 왔다. 유럽의 날씨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비가 내리다 말다 하니 무지개도 종종 보였다.
거의 완벽한 무지개가 떴다. 이때만 해도 날이 좋을 줄 알았다.
가면 갈수록 좋아지지 않는 날씨.. 하필 오늘 30km를 걷는 날이라 걱정이 된다. 도중에 당나귀 가족이 있어 한 컷 찍고 계속 걸었다. 도중에 배가 고파 해안가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몸을 녹였다. 이런 날에는 휴식은 필수다.
피해 갈건 피해 가자
오른쪽에 맑은 구름이 보인다. 내가 있는 곳은 가랑비가 아직도 내리고 있었다. 조금만 기다렸다가 가면 비를 피해 걸을 수 있어 보인다.
거짓말처럼 맑은 하늘이 나왔다. 비 안 올 때 잽싸게 걸을 예정이다. 하지만 이것은 잠깐의 맑음이었을 뿐이다. 다시 거짓말처럼 날은 어두워졌고 많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혹독했던 마지막 5km, 닫은 알베르게
갑자기 강풍을 동반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조금만 가면 알베르게니 판초를 쓰지 않고 계속 걸었다. Liendo에 도착했을 때 당연히 옷은 다 젖어있었고 춥기까지 했다. 이렇게까지 걸어야 하나 싶었다. 그래도 알베르게에 다 왔다는 안도감에 따뜻한 물로 샤워해야지 하는데... 이런 Liendo에 있는 공립 알베르게가 닫혀있었다.
연중무휴라고 적혀있지만 문 앞에 다음 공지가 있을 때까지 닫는다고 했다. 살짝 멘탈이 흔들리더라... 어떻게 온 길인데.. 30km를 내리 걸으며 비까지 맞으면서 걸었는데...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일단 근처 바에 들어가서 몸을 좀 녹이기로 했다. 이 마을에 잘 곳은 없었다. 부킹닷컴에 들어가서 확인해 봐도 없었다. 호텔에서도 묵을 수 없었다. 그리고 다음 마을까지는 10km를 더 가야 한다. 도착했을 때 시간은 5시였다. 겨울의 스페인은 5시 30분에 일몰이다. 어둠 속을 걷기에는 몸도 안 좋고 위험하다. 더 이상 걸을 힘이 없었다. 에라 모르겠다. 다음 마을까지 택시를 타기로 결정했다. 바에 계신 사장님에게 택시를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친절하게 응해주셨고 나는 택시를 타고 그다음 마을 Laredo에 도착했다.
Laredo 숙소
Liendo에서 머문 숙소는 공립알베르게였다. 수녀원인데 알베르게도 같이 운영하고 있다. 수녀님이 나와서 체크인을 해주었다. 친절하시다. 가격은 €10.
https://maps.app.goo.gl/t8TXJtU9vWo7MU199
Albergue de Peregrinos. Casa de la Trinidad · C. San Francisco, 24, 39770 Laredo, Cantabria, 스페인
★★★★★ · 순례자 호스텔
www.google.com
주방은 이용가능하고 요리도 직접 할 수 있다. 도미토리와 화장실은 깨끗하다. 도미토리에 난방은 안된다. 대신 라디에이터가 있다. 화장실은 넓은 편이며, 욕조도 있다. 뜨거운 물이 잘 나온다. 위치도 까미노에 근접해 있어 좋다. 근처 슈퍼마켓과 가깝고 주변 식당과도 가깝다. 다만 와이파이는 잘 안 잡힌다. 그래도 따뜻한 물로 샤워했고 오늘 고생한 보답으로 아껴놨던 라면으로 행복한 저녁식사를 했다.
친절함: ●●●●○
청결도: ●●●●○
위치: ●●●●●
와이파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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