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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길

[12월에 떠나는 산티아고 순례길] 북쪽길 1일차 이룬에서 산세바스티안까지

by 까미노중독자 2023.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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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던 까미노

내가 원하던 까미노는 자연이 있는 곳이다. 가끔씩 도로가 나와도 괜찮지만 가끔씩 자연이 나와서는 곤란하다. 북쪽길의 시작은 자연이 마중 나와주었다.

오늘은 비가 많이 오던 어제와는 달리 날이 좋았다. 걷는 내내 어제 하루 쉬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굳이 비 맞으면서 걷지 않아도 된다. 이번 일정은 여유가 있다. 웬만하면 맑은 날씨에 걸으려고 한다. 누가 뭐라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게 까미노의 장점이다.

만만치 않은 북쪽길

그래도 쉬운 길을 주진 않았다. 평소에 오르막길을 좋아하는 나라서 조금 힘들더라도 좋은 풍경을 보기 위해 어려운 길을 택하는 편이다

  그렇게 해서 만난 첫 번째 갈림길. 왼쪽은 평평한 길이고, 오른쪽은 오르막길이다. 나는 오른쪽길을 택했다.

이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게 되면 저절로 감탄이 나오는 풍경이 펼쳐진다.

이룬과 그 주변 마을들을 한 번에 내려다볼 수 있다. 거기에 드넓은 대서양과 수평선까지. 마음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북쪽길에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초원 위에는 정말 많은 양의 소똥과 말똥이 있었다. 똥 피하느라 정신없었던 하루이기도 했다.

비가 자주 오는 탓에 진흙길이 연속으로 이어졌다. 쉽지 않다.

낙엽도 많이 떨어져 있었다. 낙엽이 길을 가리는 바람에 돌부리에 걸리기도 했고 미끄러질 뻔도 했다. 겨울의 순례길은 만만치 않았다.

산세바스티안에 도착할 때까지

 

Nazo로 가는 길은 왼쪽이다. 사실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몰라서 가장 큰 화살표를 쫓아갔다.

Nazo에서 산세바스티안으로 가려면 보트를 타고 옆 섬(?)으로 이동해야 한다. 가격은 €1.1

보트에서 내려서 가는 길은 조금 가혹하다. 평길이 이어질 줄 알았는데 갑자기 끝이 보이지 않을 것만 같은 계단이 나온다. 이것만 버티면 되겠지 하고 있는데, 그다음에 나오는 오르막길도 만만치 않았다. 역시나 북쪽길은 쉽지 않다. 하지만 아름답다. 잠깐 쉬면서 경치를 보고 싶었지만 벤치에 앉는 순간 비가 내렸다. 빨리 가라는 신호를 보내주는 것 같다.

산세바스티안 도착

길게 느껴졌던 하루였다. 도중에 길을 헤매어서 더 길게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목적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저 멀리 서핑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성당은 참 이쁘다.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이곳 스페인은 내가 갔던 곳 중 마드리드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식당이 8시나 8시 30분에 문을 연다. 이해할 수 없는 문화중 하나다 ㅎㅎ 한식을 먹을까 생각하다가 그냥 팟타이 같은 음식이 생각나서 근처 중식당으로 갔다. 중식당이라고 해도 여러 가지 아시아 음식을 판다.

한식당 주소
https://www.google.com/search?q=B%20Star&ludocid=4144402041475147&ibp=gwp;0,7&sa=X&ved=2ahUKEwiS2sO97pGDAxXnQEEAHctCBAkQ_coHegQIHhAB

 

B Star · Larramendi Kalea, 21, 20006 Donostia, Gipuzkoa, 스페인

4.7 ★ · 한식당

www.google.com

 

나는 그냥 베트남 롤과 볶음가락국수(?) 비슷한 음식과 와인을 시켰다. 가격도 착하고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산세바스티안에서 묵었던 숙소

 

겨울에는 대부분의 알베르게가 닫아 선택지가 별로 없다. 그래서 사설알베 비슷한 호스텔로 숙소를 잡았다. 가격은 €24.15. 호스텔과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바가 같이 있는 곳이다. 대체적으로 청결한 편. 사장님도 굉장히 친절하다. 너무 힘든 나머지 사진을 찍을 생각도 못했다. 그래도 만족스럽게 자고 왔다. 남 녀 화장실과 샤워실이 분리되어 있는 것이 장점이다. 살짝 뜨거운 물이 나온다. 정말 따뜻하지는 않다. 카드키로 출입을 편하게 할 수 있다. 도미토리 방 안은 조금 어둡다.  지하에 음식을 먹을 공간은 있지만 요리는 할 수 없다. 루프탑도 있다고 했는데 계단을 올라가기 싫어서 확인은 못했다. 화장실과 샤워실이 깨끗하고 물비누가 있다. 이불을 제공해 주어서 침낭이 필요 없다.

가성비: ●●●●○
청결도: ●●●●○
친절함: ●●●●●
위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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