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날까지 비
오늘은 산티아고에 들어가는 날이다. 이번 순례길은 비가 참 많이 왔다. 심지어 마지막날까지 비가 많이 내리고 있다. 하지만 이제 비는 익숙하다. 이것보다 더 심한 비도 많이 맞고 걸었다. 그리고 오늘은 10km만 걸으면 된다.
10km만 더 걸으면 끝!
잠깐 설렜던 날씨
지난 두 번의 산티아고에서는 화창한 날씨 덕분에 산티아고 성당 앞에서 사진을 찍기 좋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산티아고에 도착했을 때 흐린 날씨를 보겠구나 생각했다.
오늘은 두 자리 수가 깨진 날이다. 진짜 얼마 안 남았다.
흐린 날씨가 계속 돼서 어쩔 수 없다 생각하고 계속 걸었지만... 갑자기!!!
이런 맑은 날씨가 나와버렸다ㅠㅠ 나는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산티아고에 갈 때마다 날씨가 좋다니.. 하늘이 도와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2-3km쯤 더 갔을까.. 안개가 점차 끼더니 다시 흐려지기 시작했다. 이번 산티아고는 흐린 날씨 당첨이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저 멀리 산티아고가 보이기 시작했다. 날씨가 좋길 계속 바랐지만 결국은 비가 왔다.
마을 초입에서 사진 몇 장 찍었다. 한 번 와봤다고 기억나는 길도 있었다. 마음은 그냥 싱숭생숭했다.
이곳을 지날 때가 가장 기분이 이상하다. 노래를 연주하고 있으며 저곳을 지나면 바로 산티아고 대성당이다.
비가 와서 성당 앞에 있는 건물에서 사진 몇 장 찍었다. 드디어 도착했다. 행복하지도 그렇다고 슬프지도 않았다. 나는 왜 이 길을 걸었을까. 그리고 이제 안 걸어도 된다. 이 두 가지 생각만 들었다. 무언가를 깨닫지도 못했다. 그냥 걸었던 거 같다. 참 비 많이 맞으면서 걸었다. 나중에 생각하면 좋은 추억이 되길 바란다. 이번 여행에서도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다들 따뜻한 마음씨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제 그 친구들을 한 명씩 만나러 가려고 한다. 즐거운 길이었다. 겨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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