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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길(리스본 + 내륙길)

[산티아고 순례길] 포르투갈 길(내륙길) 22일차 폰테베드라에서 칼다스 데레이스(Caldas de Reis)까지

by 까미노중독자 2024.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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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베드라를 떠나며

 4인용 도미토리였지만 혼자 이용해서 조용하고 편하게 잘 수 있었다. 그렇게 폰테베드라를 떠나는 날이 왔고, 아름다운 도시를 잠시 감상한 다음 오늘의 목적지인 칼다스 데 레이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왼쪽 하늘은 맑은데 오른쪽 하늘에 회색 구름이 껴있어서 조금은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이 날도 날씨가 좋았다.

 폰테베드라 다리 위에서 찍은 사진이다. 순례자들은 많이 보이지 않았고, 아침 산책을 하러 온 마을 주민들이 몇 명 보였다. 평화롭게 지내고 있었다. 

 날씨가 계속 맑아서 기분까지 덩달아 좋아졌다. 산티아고로 들어가기 마지막 한 주는 순례길을 걸었던 날 중 최고로 꼽을 수 있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에 바람도 솔솔 불었다. 마치 지금 포르투갈을 걷는 순례자들을 환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오늘도 길은 이쁘다

 프랑스길을 처음 걸었을 때, 하이킹의 재미를 느꼈다. 그만큼 피레네 산맥이 주는 즐거움이 나에게는 크게 다가왔다. 이번주의 하이킹은 그때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자연과 하이킹이 주는 즐거움을 또다시 느끼고 있었다. 자연은 언제 봐도 지루하지 않다.

 아침이라 안개가 살짝 껴있는 모습이다.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걷는다.

 언덕 위에 있는 외딴집이다. 동화에서 나올법한 집처럼 생겼다. 나도 나중에 저런 집 지어서 유유자적하게 살고 싶다.

 가끔은 이런 얕은 물을 건너기도 한다. 고대 유적지 같다.

 산 속을 걸으면서 볼 수 있는 미니폭포! 즐기면서 걷는 중이었다.

 

 이 길은 스페인 사람이랑 같이 걸었는데, 강아지와 함께 Tui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의외로 Tui에서 시작하는 순례자가 많았다. 짧은 순례길을 원한다면 Tui에서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날씨만 도와준다면 좋은 길을 걸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순례자를 만나다

 포르투갈 길을 걸으면서 초반 멤버 4명을 제외하고는 많은 순례자를 만나지 못했다. 비수기이기도 했고, 비까지 많이 내렸으니 말이다. 사람들이 11월을 피해 걷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하지만 어느 마을 한 바에서 한 무리의 순례자를 만나게 되었다. 그중 몇 명은 이미 만난 적이 있었던 사람들이었고, 다른 사람들은 처음 본 순례자들이다. 바로 앞에 있는 여성은 알래스카에서 온 순례자인 브리짓이다. 내가 이 사진을 포르투갈 길 초반멤버 4명이 있는 그룹채팅방에 보냈는데, 갑자기 브리짓이 오더니 이 사진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스테파니아가 브리짓에게 이 사진을 보냈는데, 이미 스테파니아와 브리짓은 서로 인사를 나눈 사이었다. 그렇게 스테파니아의 원거리(?) 소개 덕분에 나와 브리짓은 서로 인사를 나눴고, 이후 산티아고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여기 바에서 많은 순례자를 만나서 반가웠다.

 저 멀리 보이는 까미노 표시석과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는 소의 모습이다. 갈림길이 나와도 우리에게 노란색 화살표가 있으니 걱정할 것 하나 없다. 단지 줄어드는 거리는 여전히 아쉽기만 하다.

폭포(Barosa Waterfalls)

 칼다스 데 레이스로 가는 길에 샛길이 하나 있다. 부엔까미노 어플 상 하늘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조금 돌아가지만 충분히 거져 갈 만한 가치가 있다. Barosa waterfalls라는 폭포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여름에 이 길을 걸었다면 들렸다가 가는 것을 추천한다. 시원한 폭포가 더위를 날려줄 수 있다. 이 곳에 도착하니 독일인 데보라와 네덜란드인, 아일랜드인이 폭포 앞 벤치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폭포를 보며 먹는 점심도 운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잠시 감상한 다음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오늘의 목적지인 Caldas de Reis이다. 강을 끼고 있는 조금 큰 도시였다. 순례자는 많지 않았기때문에 조용한 분위기의 마을이었다. 그리고 10명 남짓한 순례자들은 한 식당에 모여서 마을을 활기차게 만들고 있는 중이었다.

 이 많은 수의 순례자들은 칼다스 데 레이스에서 만났다. 성수기의 순례길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오랜만에 왁자지껄한 식사자리를 가지니 재미있었다. 국적도 참 다양하다. 체코인, 네덜란드인, 아르헨티나, 브라질, 한국, 독일, 아일랜드인. 우리는 술 한잔을 하며 서로 다른 국적의 사람들이 이렇게 재미있게 놀 수 있는 경험을 기적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해도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우리가 언제 국적불문 나이불문하고 서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순례길은 이런 기적을 가능하게 해 준다. 그리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다.

 

Caldas de Reis 숙소

https://maps.app.goo.gl/6VQ4dHrnrcYXtYqp8

 

Albergue Agarimo · Av. Pedro Mateo Sagasta, 48, 36650 Caldas de Reis, Pontevedra, 스페인

★★★★☆ · 호스텔

www.google.com

Agarimo Hostel. 15유로. 3인 도미토리에 묵었다. 벙크베드가 아니여서 좋았다. 침대 3개 모두 다 싱글베드였다. 알베르게는 넓고 깨끗하다. 만약 주인이 없다면 밑에 있는 과일가게에 전화를 해달라고 하면 된다. 알베르게 주인도 따뜻하게 환영해 주었다. 화장실과 샤워실이 넓고 깨끗하다. 화장실도 두 곳이 있다. 수건도 제공된다. 드라이기도 있다. 이 가격에 이 시설이면 만족이다. 주방도 있었다. 식기도 깨끗하게 잘 관리되어 있었다. 주변에 슈퍼마켓과 한국 라면을 살 수 있는 곳도 있다. 이곳에서 신라면을 하나 끓여 먹었다. 까미노와 살짝 떨어져 있지만 주변 상권이 좋아서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 와이파이도 잘 터진다.

 

가성비: ★ ★ ★ ★ ★ 

청결도: ★ ★ ★ ★ ★

친절함: ★ ★ ★ ★ ★

위치: ★ ★ ★ ★ ☆

와이파이: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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