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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길(리스본 + 내륙길)

[산티아고 순례길] 포르투갈 길(내륙길) 20일차 Valenca에서 A Rua(mos)까지

by 까미노중독자 2024.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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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좋은 날씨

 포르투갈의 11월은 맑은 날 보다 비가 오는 날이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 아침에 햇살을 보게 되면 일단 안심이 되었다. Valenca에서의 출발이 상쾌하다.

 Valenca에서 묵었던 숙소는 중심지와는 떨어져 있어 도착한 날에 Valenca관광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다음 날 아침 일찍 출발하면서 Valenca를 둘러보고 다시 까미노를 걸었다. 그리고 Valenca는 이쁜 동네였다.

 이 날은 아마 일요일이었을 것이다. 성당에 미사를 드리러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까미노에 있는 마을이지만 관광지로도 유명한 듯하다. 커다란 성곽이 있었고 그 주변을 한 번 돌아보았다.

 마치 중세시대의 도시 같다. 유럽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저 동굴(?)같은 통로를 지나가면 멋진 풍경이 나온다. 그리고 저 강 멀리 보이는 곳이 스페인이다. 그렇다. 오늘은 포르투갈을 떠나는 날이다.
 

국경을 넘어가다

 한국은 휴전국가이다. 반도이지만 사실상 섬이나 다름없다. 즉 걸어서 국경을 넘을 기회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작년 5월에 피레네산맥을 넘어 프랑스에서 스페인으로 넘어갔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피레네산맥의 아름다움과 난이도 덕분에 나도 모르게 국경을 넘었었다. 이번에는 다리를 건너 국경을 건널 차례이다.

이곳이 포르투갈의 마지막이고 저 철교를 넘어가면 스페인 Tui가 나온다. 기분이 이상했다. 국경을 걸어서 넘어갈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만 이곳을 특별하게 여긴 것이 아니었다. 다른 외국에서 온 친구들도 이곳에서 많은 인증샷을 남겼다.

 스페인 Tui로 가는 길이다. 포르투갈은 이제 안녕이다.

 포르투갈을 떠나니 한편으로는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포르투갈 사람들은 대부분 친절했다. 물가도 저렴하고 치안도 좋았다. 살기 좋은 나라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좋은 친구들을 포르투갈에서 만났다. 좋은 추억을 선물해 준 포르투갈에게 감사하다. 

 스페인에 도착했다. 이제 오브리가도 대신에 그라시아스라고 말해야 한다. 반갑다 스페인!

 이제 저 끝에 보이는 곳은 포르투갈이다. 고마웠습니다 포르투갈.

 올라 케딸! 에스파냐, 스페인에 도착했다.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고 다 좋았다.

 Tui는 갈리시아 지방에 속해있다. 그리고 갈리시아 지방은 순례자를 위한 인프라가 잘 되어있다. 특히 화살표는 곳곳에서 많이 볼 수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갈리시아 까미노 비석이었다. 118km 남았다. 순례자 완주증을 받으려면 100km 이상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완주증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리스본이나 포르투 출발이 아니라 Tui에서 출발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하지만 내 생각엔 거리는 중요하지 않다.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것이 내가 이번 까미노에서 느꼈던 것이었다. 그래서 거리가 줄어들고 있는 것을 확인할 때마다 아쉬움이 컸었다.

 Tui 대성당의 모습이다. 여기서 출발하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순례자 여권, 즉 크레덴셜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보통 대성당의 스탬프가 이쁘기 때문에 나도 여기서 도장을 받고 다시 출발했다.

 주말이라 그런지 식당 연 곳이 많지 않았다. 특히 스페인사람들은 식사시간이 정해져 있어 주방이 열려 있지 않으면 간식정도만 먹을 수 있어서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한다. 특히 저녁식사를 8시나 8시 30분에 할 수 있다는 것이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쨌든 점심시간과 타이밍이 잘 맞아 맥주 한 잔과 포크 앤 칩스로 간단히 점심을 해결했다.

걷기 좋은 날씨와 걷기 좋은 길 그리고 공장지대

 갈리시아 지방으로 들어오니 숲길이 점점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이지 않던 순례자들도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아마 해안길에서 걷던 사람들이 Tui에서 많이 합류하는 것 같다. 그리고 Tui 이후 길에서는 스페인 군인들도 많이 보였다. 얘기를 나눠보니 소대나 분대별로 누가 먼저 도착하는지 시합하고 있다고 했다. 이곳 스페인에서도 사람들은 재미있게 살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길은 이런 길이다. 숲이 있고 냇물이 흐르는 곳을 선호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조용했다. 새소리와 물이 흐르는 소리를 감상하며 걸을 수 있다.

 낙엽이 쌓인 거리도 자주 걸었다. 푹신하니 걷기 좋았다. 하지만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커다란 화살표이다. 스페인은 가톨릭을 믿는 사람이 많아서 순례길에 이러한 장소도 볼 수 있다. 화살표도 커다랗게 있다. 결코 오른쪽으로 갈 수 없는 화살표이다. 기분 좋게 왼쪽으로 가면 된다. 

 
 
하지만 오늘의 아름다운 길은 여기서 마무리되었다. 조금 짧게 걷고 싶은 사람들은 O Porrino에서 멈춘다. 그리고 O Porrino로 가는 길은 공장지대이다. 공기도 좋지 않고 큰 트럭들이 많이 지나다닌다. 나는 군인들 뒤로 걷기 시작했다. 이들은 행군 중이었다. 그리고 그중 몇 명의 군인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선물로 스페인 국기마크를 받았다. 스페인 사람들도 이방인에게 친절한 편이다.

걷고 있는 스페인 군인들

100km 정도 남았다는 표시와 함께 건물이 통째로 나와있었다. 이 사진을 찍은 이유는 나의 최종 목표가 알베르게를 운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순례길은 나에게 좋은 경험을 많이 주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길이 매일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었다. 나도 이에 대해 보답을 하고 싶고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주고 싶다. 난 꼭 이 꿈을 이루고 싶다.
 

A Rua(mos) 숙소

https://maps.app.goo.gl/LoRR8h3aF46qWvXVA

 

Albergue de Peregrinos Santa Baia de Mos · Camiño da Rua, 3, 36415, Pontevedra, 스페인

★★★★☆ · 인

www.google.com

Albergue de Peregrinos Santa Baia de Mos. 10유로. 공립 알베르게이다. 깔끔하게 관리되어 있었다. 알베르게 옆 식당(?) 같은 곳에서 체크인을 해야 한다. 그렇게 친절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많은 순례자들을 이곳에서 만났다. 오랜만에 북적거리는 알베르게를 보니 재미있었다. 비수기라 그런지 아무 침대를 먼저 잡으면 됐다. 도미토리는 4개 정도 있었던 것 같다. 침대시트와 배게시트를 제공한다. 주방 있다. 하지만 근처에서 슈퍼를 보지 못했다. 화장실과 샤워실은 공용이다. 하지만 뜨거운 물이 잘 안 나온다. 샤워실이 총 두 개였는데 다른 한 곳에서는 따뜻한 물이 잘 나왔다고 했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이용할 수 있으며 세탁은 3.5유로, 건조는 2유로이다. 테라스도 있어서 손빨래 이후에 볕이 드는 곳에 빨래를 말릴 수 있다. 경치도 좋았다. 알베르게 바로 옆에 식당은 두 곳이 있다. 바로 앞에 있는 식당에서 오랜만에 새로 사귄 독일인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위치는 까미노 바로 옆에 있어서 좋다. 와이파이도 잘 터진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서 좋았고, 식사도 맛있게 했고, 잘 잤다.
 
가성비: ★
친절함:
청결도:   
위치:     
와이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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