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의 순례자
오늘은 크리스마스다. 사람들은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대도시 산탄데르도 한산하다. 이곳에서 걷고 있는 순례자는 나 하나다.
사람들이 오후부터 미사를 드리러 가는 모습은 마을마다 보인다. 그들의 오래된 전통이기 때문이다. 보기 좋다. 날씨는 크리스마스를 축복해 주듯 맑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따뜻하게 걸을 수 있었다.
쉬엄쉬엄 걷는 날
조금은 지쳤다. 신체적으로는 괜찮은데 멘탈이 조금은 힘들다. 까미노에 와서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처음으로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여기서 한국으로 돌아가면 분명 후회한다. 나는 길을 원했고, 그래서 여기 있고, 알베르게를 차리고 싶고, 길 위에 있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서두르지 않기로 결정했다. 많이 걷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기분 좋게 걸을 수 있는지가 중요했다. 오늘은 13km만 걷는 날이다. 아무 걱정 없이 늦잠을 잤고, 서두르지도 않았으며, 벤치에 오래 앉아 햇빛을 쐬기도 했다. 겨울철 까미노는 사람이 없다. 나 혼자만의 시간이 가득하다.
선택의 연속
짧게 걷는 길이라도 오늘도 선택은 존재했다.
왼쪽으로 가는 루트는 원래 북쪽길이지만 도중에 머물 숙소가 마땅치 않아서 오른쪽 빨간 루트를 선택했다. 만약 오른쪽으로 갈 생각이라면 앱을 켜서 잘 확인하도록 하자. 그래도 바닥에 표시는 잘 되어있다.
Boo de Pielagos 숙소
오늘 머문 알베르게는 Piedad Hostel이다. 크리스마스인데도 불구하고 열려있었다. 잠을 편하게 잘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게 큰 안심이 되었다. 가격은 €16. 조식이 포함된 가격이다.
https://maps.app.goo.gl/X5AYqaPCwnLzMv1t5
Albergue Piedad · Bo. San Juan, N° 23, 39478 Boo de Piélagos, Cantabria, 스페인
★★★★★ · 호스텔
www.google.com
크리스마스라 그런지 도착하자마자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체크인 전에 도착했지만 일찍 체크인을 해주려고 했다. 하지만 너무 바쁜 나머지 순례자를 챙길 겨를이 없어 보였다. 나도 급하지 않은지라 맥주 한잔 하면서 크리스마스를 즐겼다. 주인 분들은 굉장히 친절하다. 동네 사람들도 친절하다. 화장실은 공용인데 깨끗하고 따뜻한 물이 잘 나온다. 도미토리에는 5개의 침대가 있어 널찍하게 쓰기 좋다. 깨끗하다. 겨울철에는 라디에이터가 있어 빨래 말리기도 좋다. 바로 옆에 식당이 있어 배고플 때 편하게 가서 먹을 수 있다. 저녁은 하우스 메뉴로 정해져 있다. 가격은 €11. 첫 번째 음식은 샐러드, 두 번째는 포크 앤 칩스다.
하지만 와이파이는 없다. 위치는 까미노길 바로 옆에 있고 다음 마을까지 기차를 타고 가면 된다.
가성비: ●●●●●
친절함: ●●●●●
청결도: ●●●●●
위치: ●●●●●
와이파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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