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포르투갈 길 13일차 Agueda에서 Albergaria-a-Nova까지

Agueda에서 출발하는 길

 프라이빗 룸에서 푹 쉬고 다시 출발했다. 역시 호텔은 좋다. 피로가 어느 정도 사라졌다. Agueda를 나가는 길은 강 옆을 걷는 길이었다. 날씨도 좋았고 오리들이 호수 위에서 놀고 있었다. 마치 동화 속에 들어온 것 같았다.

아침부터 이쁜 데크 길을 기분이 좋았다. 맑은 공기 마시며 아침을 시작한다.

오늘의 목적지까지 가는 초반에는 애드삼촌과 같이 걸었다. 힘들어도 웃음을 잃지 않는 강한 삼촌이다. 

비바람에 쓰러져 있는 까미노 표식이 있다. 여기서 왼쪽으로 가야 한다. 어디로 갈지 모르겠을 때는 어플을 켜서 확인하도록 하자.

산책로 같은 길이 나왔다. 전날에 비가 왔던 탓에 땅이 젖어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걷기 좋은 길이다.

걷기 좋은 길을 걷기 위해서는 조금은 위험한 도로를 지나쳐야 한다. 차가 많이 지나다니는 구간이 많으니 조심해야 한다.

우기 때 포르투갈 길을 걷게 되면 이렇게 침수가 되어있는 구간을 종종 접하게 된다. 여기서 어찌해야 할지 5분은 고민했던 것 같다. 신발을 벗고 지나가야 할지 아니면 우회해서 돌아가야 할지. 결국 다리 위를 가로지르기로 결정했다.

까미노와 다른 루트는 차가 많이 다니는 위험한 길이었다. 뒤에 애드삼촌이 따라오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먼저 건너고 위험할까 봐 기다렸다 같이 갔다. 이것이 까미노 동지애!

그렇게 아름다우면서도 위험한 길을 지나니 다시 평화로운 숲길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양들도 풀을 뜯어먹으면서 놀고 있다.

 

그렇게 계속 걸어가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숲길이 나왔다. 비만 많이 오지 않아도 걷기 좋다. 11월 겨울이라 할지라도 춥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오늘 걷는 길에는 따뜻했던 날씨 때문에 모기를 많이 물렸다.

날은 흐렸지만 갑자기 나타난 파란 하늘이 반가워 한 장 찍었다. 맑은 날씨는 언제쯤 나타날까.

목적지에 거의 다 다가왔을 때 쯤, 큰 마을이 보였다. 포르투갈 길에서는 큰 마을이 아니면 벤치가 많이 있지 않아 여기서 잠시 쉬어 가기로 했다.

조금은 큰 마을이라 커다란 까미노 표시도 보였다. 성수기에는 이곳에서 많이 머물다 가는 것 같다.

그렇게 오늘도 무난하게 잘 걸었다. 지나가다 많은 순례자는 만나지 못했지만, 혼자 사색하며 멍 때리며 걸었던 날이었다. 오늘 도착한 숙소에는 일본 출생이지만 브라질에 살고 있는 엔리케와 애드 삼촌이 있었다. 엔리케는 일본어, 영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를 다 잘해서 포르투갈어를 잘 못하는 애드삼촌과 나를 위해 통역을 해주었다. 이곳 포르투갈 길에서, 서로 도와가면서 살고 있다.

Albergaria-a-Nova

https://maps.app.goo.gl/xDsExKGZ9exdWQTF6

Albergue Albergaria-a-Nova · Estrada Nacional 1, km 252.3 n66, 3850-501 Albergaria-a-Nova, 포르투갈

Albergue Albergaria-a-Nova. 12유로. 주인은 친절하다. 내가 갔던 11월에는 리모델링 공사 중이었다. 개를 4마리를 키우는 것이 특징인 알베르게다. 들어가면 짖는데 반갑다고 짖는 거니 걱정 안 해도 된다. 다들 착한 개들이었다. 전반적으로 깔끔한 알베르게다. 화장실과 샤워실은 넓은 편이고, 뜨거운 물이 잘 나온다. 공용공간에 냉장고가 있는데 냉장고 안에서 음료나 음식을 편하게 꺼내먹고 돈 통에 돈을 넣으면 되는 시스템이다. 바를 같이 운영하고 있었지만 리모델링 때문에 바는 닫혀있었다. 주방은 있지만 주변에 슈퍼마켓을 가려면 1km 이상을 걸어야 한다. 저녁식사를 하려면 중심지까지 걸어가야 한다. 까미노 바로 옆에 있지만 주변 상권 때문에 위치가 아쉬운 편이다. 세탁과 건조는 맡기면 알아서 해준다. 비용은 8유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와이파이도 잘 터진다. 전반적으로 좋은 알베르게였다.

 

가성비: ★ ★ ★ ★ ★

청결도: ★ ★ ★ ★ ☆ 

친절함: ★ ★ ★ ★ ★

위치: ★ ★ ★ ☆ ☆

와이파이: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