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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의 길

Day 0. 세비야(Sevilla)로 가는 길

by 까미노중독자 2024.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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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의 3개월

 포르투갈 길과 북쪽길을 다녀온 지 3개월이 지났다. 추웠던 겨울이 금방 지나가고 벌써 여름이 오고 있다. 까미노에 다녀오고 난 뒤, 무얼 하고 지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돌이켜보면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을 봤고,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낸 것 같다. 까미노에서 받았던 좋은 기운들을 가지고 한국에 돌아왔지만, 어리석게도 이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술을 먹는데 시간을 보내거나 추억을 찾는다는 핑계로 게임을 하곤 했다. 게을러졌다.

 
 까미노에 다녀온 사람들은 대부분 까미노 블루를 겪는다. 함께 고생하고 함께 웃던 날들이 그리워지는 것은 당연하다. 내 경험상, 까미노에는 이상한 사람들도 있지만 좋은 사람들이 더 많다. 길 위에서 만났던 좋은 사람들과 이별을 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왠지 모를 공허함이 남는다. 여전히 그룹채팅방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있지만, 다들 그날의 분위기를 그리워하고 있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다.

작년에 까미노에서 만났던 친구들

 할 일 없는 백수가 집에서 빈둥빈둥하며 놀고 있으면 뭐 하나. 다시 한번 걷기로 결정했다. 이번에 선택한 까미노는 은의 길(Via de la Plata)이다. 약 1000km의 장거리 까미노이다. 안가본 길이기도 하고 조금 긴 여정을 즐기고 싶었다. 그렇게 나의 5번째 까미노가 시작되려고 한다. 
 

준비물

여권, 지갑, 배낭, 보조가방, 핸드폰, 충전기, 보조배터리, 올인원샴푸, 칫솔, 치약, 로션, 선크림, 수건, 바르는 파스, 알코올스왑, 등산용 양말 3개, 팔토시, 기능성 티 2장, 반바지 1개, 긴바지 1개, 수면용 반바지, 속옷 3장, 침낭, 하이킹 폴, 콘택트렌즈, 안경, 식염수, 우비, 손톱깎이, 치실, 립밤, 바람막이, 와인오프너, 클립, 빨래집개, 귀마개, 슬리퍼, 라면스프, 돗자리.



Vam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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